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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칼의 정치

박근혜 지방선거 지원 논란, 왜 지금은 자중해야 하는가?|탄핵·국정농단·사면의 의미 다시 보기

by 자_칼 2026.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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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왜 지금은 자중해야 하는가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국 유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를 시작으로 충청과 부산·울산·경남까지 이어지는 행보는 보수층 결집을 노린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은 단순한 세력 결집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의 책임과 역사에 대한 성찰이어야 한다.

 

 특히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을 경험한 전직 대통령이 다시 선거판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억을 지나치게 가볍게 소비하는 행위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복귀가 아니라 역사적 무게에 대한 자각이다.


⚖️ 탄핵은 단순한 정치 패배가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단순히 정권이 교체된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가 대통령 개인의 권력 남용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정농단, 권한 남용, 공적 권력의 사유화 문제를 이유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국민들은 광장에서 수개월 동안 촛불을 들었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국민이 헌법적 절차를 통해 최고 권력자를 끌어내린 사건은 민주주의 성숙의 상징이었다.

 그 과정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다.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었다. 당시 많은 보수 유권자조차도 “법과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그런데 지금 탄핵의 상징적 인물이 다시 선거판 중심에 서는 모습은, 그 시기의 역사적 의미를 희석시킬 위험이 있다. 정치권은 기억을 소환할 자유가 있지만, 국민은 상처를 잊을 의무가 없다. 탄핵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지켜낸 국민적 결단이었다는 점을 결코 가볍게 다뤄선 안 된다.


🕯️ 국정농단이 남긴 상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불신을 남겼다. 대통령의 연설문과 인사, 정책 결정 과정이 비선 실세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국정 운영 시스템이 무너졌고, 공적 권력과 사적 관계의 경계가 붕괴되었다. 이후 한국 정치에서는 “투명성”, “권력 감시”, “검찰 개혁”, “공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즉,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단순한 한 정권의 실패를 넘어 한국 정치 구조 전체를 흔들었다.

 특히 청년 세대는 그 사건을 통해 정치 냉소와 분노를 동시에 경험했다. 국민은 대통령 개인보다 헌법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피로하게 배웠다. 그런데 선거철마다 과거의 상징 인물을 다시 소환해 감정적 결집에 이용하는 정치 문화는 결국 한국 정치의 퇴행을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과거의 잘못을 잊는 시스템이 아니라, 기억함으로써 반복을 막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등장할 때마다 정치권 일부는 “향수 정치”를 이야기하지만, 탄핵을 기억하는 국민에게 그것은 향수가 아니라 경고에 가깝다. 정치가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과거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 사면과 복권은 ‘정치 복귀 허가증’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루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정치적 통합과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었다. 당시 청와대는 건강 악화와 사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사면의 취지는 “과거를 덮고 다시 정치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극단적 대립을 완화하고 사회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사면은 법적 형벌을 줄여주는 조치일 뿐, 역사적 책임까지 지워주는 면죄부는 아니다. 실제로 당시에도 많은 국민들은 “사면은 가능하지만 정치적 영향력 행사까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법적 권리 이전에 도덕적 책임이다. 특히 탄핵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책임을 안고 있는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유세를 다니며 특정 정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모습은, 사면 당시 사회가 기대했던 ‘국민 통합’의 방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자숙과 절제는 정치인의 의무이자 품격이다. 보수 정치가 진정으로 미래를 고민한다면, 과거의 상징을 반복 소환하는 대신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가치로 경쟁해야 한다. 정치적 동원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역사적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재등판’이 아니라 정치의 세대교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두고 일부에서는 “보수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지지층이 집결하며 정치적 상징성이 작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 정치 전체에 긍정적인 신호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귀환이 반복될수록 한국 정치는 미래보다 과거에 붙잡히게 된다.

 특히 중도층과 청년층에게는 이러한 장면이 정치 혁신의 실패처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내야 건강해진다. 과거 권력의 상징을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정치는 단기적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정치 불신을 심화시킨다. 박 전 대통령이 진정 국가를 생각한다면, 지금 필요한 역할은 선거 전면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물러나 역사적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한민국 보수 정치 역시 과거의 향수에 의존하는 순간 미래 경쟁력을 잃게 된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더 과거의 상징을 많이 동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 있는 미래를 제시하느냐다. 정치인은 결국 자신이 남긴 역사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그 역사 앞에서는 침묵과 절제가 때로 가장 큰 책임의 방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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